20160529나무의 기억

by 안지석, 김승환, 백정현

 

섬에는 긴 시간, 한 자리만을 지켜온 나무가 있다.

나무는 그 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해를 피해 그늘을 찾은 자, 죽음을 피해 몸을 숨긴자.

살기 위해 음식을 훔친 자, 죽은이에게 기도 드리는 자.

사람들은 신화라는 이야기를 만들어 나무를 아끼고 숭배 하였다.

 

하지만 나무는 아무 말 없이 그져 우두커니 서 있기만 했다.

나무는 그 자리에서 슬피 우는 사람의 울음소리를 들었고,

마을이 불타는 것을 보았으며, 두 개의 달이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땅 위에는 자동차가 달리고, 하늘에는 비행기가 날아다닌다.

요즘 사람들은 신화를 믿지 않는다.

오히려 나무를 베기가 바쁘다.

 

이제 더 이상 나무에게 기도를 드리지도 않고, 나무 아래에서 해를 피하지도 않는다.

이제 나무는 없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나무들이 있다.

우리는 춤과 영상으로 나무가 지켜왔던 자리를 찾아 나무의 기억을 꺼내본다.